[통합의 길, 시민의 힘 토론회] 제2부 통합의 정치, 어떻게 이룰 것인가
2016-07-14 09:56:41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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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5월 20일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통합의 길, 시민의 힘> 토론회 주요 내용을 발췌한 글로 <정책과 비평> 제3호에 게재한 내용입니다.

[지상중계 2부]


제2부: 통합의 정치, 어떻게 이룰 것인가


* 사회 : 문정인 김대중도서관장 (연세대 교수)

* 토론 :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 김종대 정의당 의원


◇ 문정인 (사회) : 2세션에는 세 분을 모셨습니다. 더민주당에서 오신 김종민 당선자를 소개하겠습니다. 청와대에서 대변인을 했습니다. 충남에서 정무부지사도 했었고 이번에 6선 이인제 의원을 물리치고 당선되신 분입니다. 발로 뛰어서 승리를 이룬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다음으로 국민의당에서 오신 최경환 당선자입니다. 김대중 대통령 퇴임 뒤 가장 지근거리에서 오래 모신 분입니다. 마지막으로 정의당 김종대 당선자입니다. 대한민국의 이빨이고 이번에 원내 대변인이 됐습니다.


◇ 김종민 (더민주) :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게 통합인데 민주주의라는 게 생각이 다른 사람이 하나로 단합하는 제도, 기술이지요. 민주주의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공동체 구성원들의 마음이 합해지는 데에 목표가 있습니다. 과연 어떻게 통합을 할 거냐의 문제는 공동체의 오래된 숙제라고 생각하고요. 통합과 더불어‘시민의 힘’을 같이 생각해 냈다는 게 본질에 상당히 근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친목회나 동창회를 보더라도 통합이 되려면 동창회장이나 총무가 독단적으로 결정해서 통보하면 처음에는 되다가 잘 안 되는 게 다반사죠. 그런데 회장이 어떤 뜻이 있고 계획이 있더라도 회원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존중해서 운영하면 그 모임이 튼튼하게 오래갑니다. 통합이 제대로 되려면 저는 시민의 힘이 발휘되고 시민의 힘이 존중받는 공동체가, 해답은 거기에 있다고 봅니다. 민주주의의 목표는 통합이고 그 통합에 이르는 과정에서도 누가 더 민주적으로 잘하냐는 것이 본질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두 분 대통령님의 정치를 관통하는 키워드도 딱 한마디로 얘기하면 민주주의죠.

통합에 대한 생각은, 먼저 우리들의 사고가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참여정부 시절에 2005년도 본고사 폐지와 관련해서 논쟁이 크게 있었어요. 그래서 세계 각국의 교육 제도를 비교해 방안을 만드는 회의를 했는데요. 인상 깊은 대목이 핀란드 교육부 장관의 얘기였어요. 왜 500만 명밖에 안 되는 핀란드가 세계 1위의 교육 강국이 됐느냐는 질문에 핀란드 장관이 “우리는 남하고 싸워서 이기는 기술이 아니고 남과 협력하는 기술을 가르친다. 그게 가장 큰 철학이다.”이렇게 답변하는 것을 보고 공감이 컸습니다. 경쟁 보다는 협력을 잘하는 것에 사회의 동력이 있다는 것이지요.

노 대통령이 출마하려는 분들께 농반진반으로 ‘정치하지 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안에는 당시 여러 정치적인 보복에 대한 회한도 담겼겠지만 한편으로는 대통령 5년을 했는데 당신의 생각만큼 권력이, 대통령이, 승리가, 성공이, 정치적인 성공이 그렇게 많은 변화, 많은 가치로 결산이 잘 안 된다는 답답함도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옳고 그르다 혹은 승패의 문제로 보는 거는 정당이나 정치인의 관점, 세력의 관점에서 그런 것인데, 먹고사는 국민의 관점에서 보면 이 사람이 옳고 이 사람이 틀렸다는 경우가 별로 없어요. 이번에도 이겼다고 얘기하지만 국민 입장에서 보면 누가 이기고 진 게 중요한 게 아니죠. 선거 때 승패에 집착하거나 승패가 중요한 건 좋은데 4년 내내 오로지 승패를 중심으로, 또는 옳은 나의 생각을 틀린 저 사람들에게 관철시키는 것이 사고의 바탕이 되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예전에 참여정부가 ‘좌측 깜빡이 켜고 오른쪽으로 갔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어떤 정당이나 학자 혹은 어떤 이론은 좌도 있고 우도 있지만, 한 나라의 정부는 왼쪽으로 가야할 때는 왼쪽으로 가고 오른쪽으로 가야할 때는 오른쪽으로 가야 그게 정부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규칙 위에 정치가 있는 것을 바꿔야 합니다. 더민주가 하도 쌈박질을 많이 해서‘너희는 집안끼리 싸우면서 무슨 권력을 달라고 하냐? 정부를 하겠다고 그러냐? 뭘 믿고 집안끼리 싸우는 정당에다가 표를 찍냐?’이런 욕을 많이 먹습니다. 전당대회에서 대표가 뽑히면 마음에 안 들어도 일단 따라가야 돼요. 이게 규칙이거든요.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이 잘 못할 수도 있죠. 잘 못하더라도 따라가야 됩니다. 비판하거나 대안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그 일을 못하도록 막을 권리는 없어요. 법적으로 주어진 규칙 안에서 해야 되는데 보통 우리 정치가 정치로 그 규칙을 넘어서려는 시도를 많이 합니다. 4년 내내 딱 회의 끝나고 나서 회의 결과와 다른 얘기를 하는 것, 이게 정치거든요. 그래서 자기 생각 쪽으로 사람들을 모으거나 동의를 조직하는 거예요. 이런 정치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어요. 여야 관계도 마찬가지고, 규칙을 넘어서는 정치가 너무 과잉이다, 그래서 규칙을 지키는 정치 그게 중시됐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결국은 통합이 되려면 분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힘이 한 군데 모여 있어서는 저 힘을 내가 잡아야 계속 승패, 규칙을 넘어서서 성공하는 데 에너지를 집중할 수밖에 없어요. 지금 분권은 우리 민주주의 단계에서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다, 왜냐면 우리가 1천 불에서 2만 불까지 올 때는 효과나 효율에서 중앙집권이 나을 수도 있었다고 봅니다. 그 판단 때문에 상당히 많은 국민의 동의가 있었고요. 그런데 2만 불 위에 3만, 5만, 7만 못가잖아요. 저성장도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2만 불, 3만 불 시대에 대한민국 같은 중앙집권 사회에서 적정한 성장이 이뤄질 수 있겠냐, 저성장의 문제도 분권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통합이 되려면 권력이 분산돼 있으면 자기가 져도 그렇게 기를 쓰고 뒤엎으려고 하지는 않을 겁니다. 제도와 규칙을 어기거나 뒤집으려는 에너지는 별로 안 나온다고 봅니다. 그래서 분권, 궁극적으로는 참여와 소통입니다.


◇ 최경환 (국민의당) : 반갑습니다. 여기가 제 직장인데 총선 치르느라 한 6개월 동안 자주 오지 못했습니다. 4층에 제 사무실도 있습니다. 여기서 항상 토론하는 것만 보다가 이 자리에 앉으니까 새삼스러운데요, 저는 당초에 이 ‘통합의 길, 시민의 힘’ 주제가 어떤 성격인가 주최측에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통합이 정당 통합을 얘기하는 것인가, 이번 4.13 총선, 20대 총선 후에 벌어지는 3당 체제 하에서 특히 야권의 분열을 해소하는 데서 정당 통합의 길을 찾아보자는 것인가, 그렇게 물어봤는데요. 저는 오늘 얘기를 나누는 통합이 야권의,‘단결, 힘을 한데 모으는 것’이런 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제 앞으로 야권이 단결해서 하나의 힘으로 정치를 바꿔나가는 문제가 남아있는데요. 총선 결과는 우리가 도그마처럼 수 십 년 동안 경험해왔고 그 길밖에 없다고 하는 소위 일대일 양당체제의 구도가 깨진 것 아닙니까? 어떤 정치학자도 예측 못했던 것을 국민이 선물해줬는데, 우리가 국민이 제시해준 그 길을 충실히 연구하고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일대일 구도를 포기하는 건 아닌데요, 단결, 정당통합. 연합이 있을 수 있고 많이 이야기되지 않습니까?

원칙은 이렇게 해야 한다고 봐요. 두 가지인데요. 먼저 하나의 링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 모두가 올라가서 싸울 수 있는 링을, 야권을, 하나의 링을, 저는 그게 하나의 당이 될 수도 있고 연합구도에서 경쟁하는 것도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나의 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정치에서는 1+1=2+α가 돼야 하고 시너지 효과를 가져와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통합의 문제를 얘기할 때 하나의 링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이냐 하는 문제들, 두 번째로는 어떻게 시너지를 만들 것이냐는 문제들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야권정치만 해도 세력정치, 계파정치가 있어왔던 것만큼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선거결과에서 보듯이 그리고 시민사회의 경험에서 보듯이 이제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문제도 과감하게 그분들의 정신만 남겨두고 세력정치, 패권정치의 시대로는 더 이상 국민의 뜻을 받들 수 없다는 점을 잘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정신만 남겨두고 모두 불살라 버리자 하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특정한 세력만으로는 모든 시민사회의 힘, 역량과 자율과 책임의식으로 무장한 시민들의 의지들을 담을 수 없습니다. 외연을 확장시켜야 합니다. 이번 선거도 시민들이 그것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요.


◇ 김종대 (정의당) : 총선 끝나고 저희 당에서도 평가가 활발합니다만 평가안이 당 대회에서 3번 부결됐습니다. 갑론을박하는 가운데 서서히 총선 이후의 시대정신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가 될 수 있다고 보는데요.

첫째, 이번 총선은 세월호 선거였습니다. 세월호 세대가 최초로 청년계층으로 투표 층에 유입되는 선거라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제가 당선 인사를 하러 안산에 유족들을 만나러 갔을 때 이렇게 말씀들을 하셨습니다. ‘선거 전에 우리 엄마들이 모여서 분명히 말했다. 우리 먼저 간 아이들이 이 정치판 그냥 놔두지 않을 거다. 아이들이 다 바꿀 거다. 이렇게 예견했는데 개표를 보니까 그대로 나왔다.’저는 그 말이 현실이 됐다고 봅니다. 세월호 세대가 투표 층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것을 각성시켰다고요. 그 이전은 IMF층이 청년을 이루던 세대의 선거였습니다. IMF 정서라면 오로지 경쟁, 이겨야 된다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정치적 무관심이 조성되고, 투표에 참여하지도 않으면서 정치와 멀어지는 청년세대, 그러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렇게 장기간 침체돼온, 가라앉은 어떤 시대정신이 세월호를 통해서 ‘우리가 공동운명체구나. 정말 우리가 공동체의 안정과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 함께 고민할 때구나’그렇게 청년층의 각성이 있었다고 봅니다. 청년세대 투표율도 높았습니다. 과거와 구별되는 명확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지역의 재발견이라고 생각됩니다. 지역주의의 약화냐 강화냐 가 아니라 지역주의의 변화라는 면에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과거에는 정당이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활용했다면 이제는 지역주의가 정당을 조장하고 활용합니다. 즉 갑과 을의 관계가 바뀐 것이죠. 그런 만큼 지역에서 자기지역에 대한 자존감의 재발견 또 그것이 정당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지역주의의 일정한 변화가 생겨났다고 보입니다.

셋째는 균형의 회복입니다. 차별이 있고 분노가 있고 불안이 있다는 것이 동어반복처럼 들릴 때 우리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차별이 있고 분노가 있는 건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죠. 세상에 차별이 없어진다는 건 상상할 수가 없고 어떤 사회든 차별은 존재합니다. 문제는 그 차별이 이데올로기가 됐을 때 심각한 겁니다. 차별을 개선해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 원래부터 주어진 것, 개선할 필요가 없는 것, 심지어 더 강화해야 되는 것, 이렇게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되고 물리적인 폭력으로 구체화할 때가 심각한 것이고 우리는 지금 차별 그 자체를 넘어서 이데올로기화 한 그러한 구조와 싸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분노와 불안의 정서로 확산하면서, 또 무언가 달라져야겠다면서 야권에 표를 많이 주셨습니다만 명확히 말하자면 야당이 잘해서 준 표는 아닙니다. 너무 한쪽에 배팅이 되는 정치현상에 대한 불안감이 견제심리로 작용해 균형을 주셨다고 하는 데 숨은 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 세 가지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정치의 사명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시작해 통합의 실마리를 찾아나가야 합니다. 덧붙여서 말씀드리면 ‘현대의 군주는 정당이다.’그람시가 한 말입니다. 과거의 귀족이나 군주의 위치를 이제 정당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가 욕을 많이 먹는다, 정치인들이 뽑아놓으면 달라진다, 이렇게 막연하게 정치가 비판받고 있습니다만 그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고 사실은 정당이 욕을 먹고 있는 거고 정당이 실패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앞으로 국회에서 원만하게 통합의 정치를 일구려면 소수를 배려하셔야 합니다. 많은 국민들이 대의정치에 위기를 느끼는 이유는 자신이 대표되지 않고 대변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약자에 대한 존중과 배려, 정치를 잘 끌어갈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큰 당부터 나와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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