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 학술토론회 소식
2015-08-12 21:51:41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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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미래 주도할 민주정부와 시민의 힘 절실”

12일 광복 70주년 학술토론회

광복 70주년을 맞아 “2차 대전 종전 70주년과 동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12일 국회에서 열렸습니다. 노무현재단, 한국미래발전연구원, 한반도평화포럼, 통일맞이 등 네 개 단체가 공동 개최한 이날 토론회는 1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이정우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종전 70주년, 광복 70주년이라고 부르는데 아직도 우리가 제대로 광복을 맞이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주말에 있을 아베 담화에 사과가 들어갈지 말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 아시아의 현주소다. 친일파는 득세했는데 독립운동을 한 사람은 3대가 망했다. 남북관계, 국제정치 분야에서 당대 최고의 논객들이 참석한 이 토론회가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아시아의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진 주요 내빈 인사말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8·15는 광복의 기쁨을 기념하는 날이 아닌 지정학적 힘의 역학관계에 놓인 국가의 미래전략을 논의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며 “10년 전만 해도 이런 암담한 상황을 맞이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전략적·균형적 사고 없이 민족의 현실을 위험으로 곤두박질치게 만든 지난 두 정권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습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이희호 여사가 6·15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방북했지만 북측은 홀대하고 남측은 회담을 제의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다.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에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습니다. 한 전 총리는 “기회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내야한다. 우리 민족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와 지식인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토론회는 문정인 연세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습니다.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한일관계를 통해 보는 광복 70년’이라는 주제로 발제했으며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서중석 성균관대 사학과 명예교수, 정세현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토론회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상세한 내용은 별도 기사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발제 -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19세기 말의 상황이 재현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서야시민사회가 희망 (☞전문 다운로드 받기)
한일 두 나라의 기득권세력은 오랜 기간 주류세력으로 자리 잡아 왔으며 이들이 갖고 있는 힘은 공고하다. 이들은 일본제국의 확장을 서구제국주의에 대한 아시아 민족의 보호, 근대화와 산업화의 논리로 합리화하고 한국과 일본의 극우적 사고를 부활시켰다. 극우세력의 존재는 파시스트들이 더 이상 활동을 못하게 된 독일, 오스트리아와는 다른 상황을 조성하고 극좌세력과 적대적 공존을 통해 사회 내부의 이념적 분열이 계속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더 나아가 전쟁 범죄에 대한 죄의식을 사장했다.
한국과 일본은 독자적으로 세력균형을 추구해야 한다. 양국이 주변 강대국의 논리에서 벗어나 ‘세력균형자’ 역할을 맡아야 한다. 19세기 말의 상황이 재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양대 세력 사이에서 스스로 서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한국 혼자서 가능하지 않을 것이므로 스스로의 이해관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힘을 모아야 한다. 단순한 편승(bandwagon)에서 세력균형(balance of power)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상 유지를 원하는 보수적인 세력들이 정권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쉽지 않으며 강대국의 논리에 편승하고자 하는 현상유지 세력들의 논리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의 건설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시민사회와 지식인사회밖에 없다. 시민사회가 주도해 강대국의 논리에 편승하지 않는 한일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로부터 독립된 공공외교를 폭넓게 펼쳐야 한다. 과거사 문제는 정권으로부터 독립된 기관을 통해 지속적, 장기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시민사회가 정부에서 떨어짐으로써 상대 시민사회와 신뢰를 쌓고, 그 주장에 대해 세계 시민사회의 공감대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

■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아베의 입만 쳐다보는 것이 한일관계 현황이다. 사과가 없을 경우 우리 정부의 다음 카드는 무엇인가.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갑자기 독도를 방문하고, 일본의 국제적 지위를 폄하하는 발언을 하면서 일본 국민들의 혐한 감정이 고조된 상태다. 지금은 ‘양식 있는, 합리적 사고를 하는’ 시민의 힘이 필요하다. 엘리제 조약 당시 독일-프랑스의 경우를 보듯 일본 시민단체와 연대하면 정부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서중석 성균관대 사학과 명예교수
“한일 모두 현재 시민사회는 정상이 아니다. 더구나 일본 시민사회는 과거사 문제를 외면해왔다. 미국은 냉전정책으로 일본 천황제를 존속시키고 전범들을 복귀시켰다. 신냉전시대에 접어든 현재도 중국과 대항하는데 일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과거사를 외면하고 협력관계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나라는 친일파의 딸이 대통령이고 친일파의 아들이 다음 대통령을 할 것처럼 보인다. 일본 사람들이 과거사 문제를 존중할 리가 있는가.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먼저 일본 시민사회의 평화운동 세력과 손잡아야 한다. 또 10·4 남북정상선언의 ‘서해평화협력’ 정책을 부활시켜 남북협력을 통해 중국의 패권주의와 미일의 군사협력체제에 대항해야 한다.”

■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아베가 이번에 사과를 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본질은 우경화 노선을 취하는 배경이다. 아베정권이 강경정책을 외치지만 국민들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특히 고등학생들이 데모까지 하는 것은 일본 현대사에서 거의 없는 일이다. 평화운동처럼 독립 민간외교의 중요성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자간 국가 협상채널을 확보,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럽은 20세기에 가장 전쟁을 많이 한 대륙이었지만 다자간 협상을 통해 EU를 만들 수 있었다. 우리도 6자회담을 통해 9·19성명을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 이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다시 민주정부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 정세현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
“19세기에도 외국세력에 기댄 친일·친청·친러 세력이 발호했고, 친일세력이 이겨 국권이 일본에 넘어가고 오늘날 광복이라는 단어를 써야하는 상황이 됐다. 당시 관료와 정치인들의 속국근성이 원인인데 해방 이후 상황도 마찬가지다. ‘과공비례’사건을 보면 원세개(위안스카이)에 고개 숙이던 구한말의 노신들이 떠오른다. 역대 정부, 대통령들의 외교철학이 가장 중요하다. 정치권에서도 대미 추종주의, 굴종주의적 외교를 시정해나가는 자정운동이 있어야 한다. 뼈대 있는 정치인이 국정책임을 지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 주요 참석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정우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이사장, 문정인·최영애 한반도평화포럼 공동대표, 김용익·도종환 국회의원, 김희선 전 의원(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 회장), 김인회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원장, 김만복 전 국정원장, 황인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배기찬 전 청와대 동북아비서관, 강기석·유정아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 김기정 연세대 교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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