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칼럼114]자율 분권적 개혁과 민주 집중적 개혁
2018-01-08 13:57:13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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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칼럼114] 자율 분권적 개혁과 민주 집중적 개혁


김인회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원장/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권력기관 개혁이 한물 간 느낌이다. 적폐청산은 진행되고 있지만 검찰개혁, 경찰개혁, 군 개혁은 진행되지 않는 듯하다. 겨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이 당정청의 핵심 과제로 합의된 상태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7개월이 넘었으나 눈에 보이는 성과는 적다. 무엇보다도 검찰개혁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 검찰개혁의 지체로 경찰개혁, 국정원개혁도 늦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농단이라는 국가적 어려움 속에 탄생했다. 그 중 몇 가지는 멋지게 해결했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성과는 국정농단 사태를 빨리 해결하여 정부의 신뢰를 회복했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불신과 위기의 정부, 국가를 신뢰와 안정으로 이끈 것이다. 그리고 권력기관 개혁, 반부패 개혁을 확실한 국가의 방향으로 만든 것도 성과이다. 대통령과 국정지지도가 높은 것은 이 성과 때문이다. 하지만 권력기관 개혁은 강조한 것에 비하면 성과가 적다.
지금 검찰은 적폐청산의 중심에 서 있다. 어느새 검찰은 수사기관으로 맹활약을 하고 있고 적폐청산을 계기로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적폐 중의 적폐였고 그래서 촛불혁명 기간에 적폐청산 1호로 지목된 검찰이 적폐청산을 계기로 부활했다.
관심과 노력이 적은 것은 아니다.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인적 자원 투입은 그 어느 때보다 많다. 검찰개혁 관련위원회는 무려 3개다. 법무부의 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한인섭), 대검찰청의 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송두환), 검찰 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가 그것이다. 경찰개혁을 위한 경찰개혁위원회(위원장 박재승), 국정원 개혁을 위한 국정원개혁발전위원회(위원장 정해구)도 활동 중이다. 군은 군 적폐청산위원회(위원장 강지원)를 중심으로 여러 개의 TF가 활동 중이다. 동시다발적인 개혁 추진이다. 참여정부 때 사법개혁을 위하여 사법개혁위원회(위원장 조준희),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위원장 한승헌)가 순차적으로 활동한 것에 비하여 최소한 5배 이상의 인력과 노력이 투입되어 활동 중이다.
그런데 성과는 적다. 군사가 많은데 승리하지 못하는 이유는 장수가 형편없거나 전략이 없기 때문이다. 장수에 해당하는 장관과 위원장의 개혁의지는 검증되었다. 문제는 전략이다.
지금의 전략은 부처중심의 자율적, 분권적 개혁전략이라 할 수 있다. 부처별로 자율적으로 개혁방안을 마련하고 개혁을 추진하는 전략이다. 부처 사이에 조정해야 할 문제는 부처의 개혁방안이 마련된 이후 나중에 조정한다. 부처중심의 자율적, 분권적 개혁이라는 전략에 반대할 명분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전략은 지금은 옳지 않다.
첫째, 이 방식은 자율적이고 분권적인 조직을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우리가 개혁하려고 하는 검찰, 경찰, 국정원, 군은 자율적이고 분권적인 조직이 아니다. 초중앙집권적이고 철저한 상명하복의 집단이다. 국가를 지탱하는 물리력이기 때문이다. 이들 조직의 자율적, 분권적 개혁 추진은 조직이기주의에 기초한 개혁방해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둘째, 이 방식은 개혁과제를 설정하는데 유용하지 이미 마련된 개혁과제를 추진하는 데에는 적당하지 않다. 지금은 대통령 공약으로 확인된 개혁과제를 추진할 때이지 개혁과제를 마련할 때가 아니다. 개혁방안 마련한다고 1년을 소비해 버리면 개혁추진 동력은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개혁방안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셋째, 이 방식은 부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유용할 뿐이다. 권력기관 개혁 전체 구상을 실천하는 것은 각 부처의 역량을 뛰어넘는다.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큰 구상은 국가적 단위에서 마련되어야 한다.
권력기관 개혁의 전략은 민주집중적 개혁전략이어야 한다. 개혁전략은 우선 민주주의에 기초해야 한다. 각 부처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국민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그렇지만 개혁추진은 중앙집권적으로,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 내부개혁, 자율개혁은 항상 부족했고 실패했다. 자율적, 분권적 개혁이 분산적, 부분적 개혁이 되지 않으려면 중앙집권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많은 군사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민주집중적 리더십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민주집중적 개혁전략은 부처를 넘어 국가적 단위에서 마련되고 추진되어야 한다. 민주집중적 개혁전략은 청와대와 관련 부처간 협의체를 통해 구축할 수 있다. 부처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전행정부의 힘을 모으는 것이다. 지금 지체되고 있는 권력기관 개혁을 점검하기 위해서도 청와대와 관련 부처간 협의체는 필요하다. 개혁전략의 변경만으로도 개혁은 큰 성과를 낼 것이다. 역사상 가장 많은 인물들과 국민들이 개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이 흐름을 전략으로 모을 때다.


2017년 12월 26일 뉴스토마토에 실린 시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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